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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해서 훈육해도, 훈육하다 욱해도 폭력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8/13/
  • 조회수 : 223
큰아이가 동생을 또 때렸다. 부모는 큰아이에게 정말 여러 번 동생을 때리면 안 된다고, 동생이 얼마나 아프겠냐고 타일러 왔다. 아빠는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을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가르쳐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이에게 ‘맴매’를 가져오라고 했다. 문제 행동을 가만 두고 볼 수는 없으니까 훈육을 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아빠의 행동은 훈육이 아니다. 제대로 된 훈육은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화가 나지 않는다. 아이를 때리지 않는다. 아빠의 훈육은 사실 ‘욱’한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욱’은 아이에게 폭력이다. 욱해서 훈육하나 훈육하다 욱하나 모두 폭력이다. 우리 부모들은 욱해서 나온 행동의 결과로 훈육하는 경우가 많다.

아빠가 큰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가치는 ‘무슨 이유에서라도 사람이 사람을 때려서는 안 된다’일 것이다. 그런데, 때리는 것으로 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을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이를 때리지 않아야 하는 것은, 그 행위에는 ‘내가 낳은 자식일지라도, 다른 누군가를 때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 아프게 때리거나 한 대만 때리거나 겁만 주는 것도 의미가 없다. 매로 아이를 다스리면, 자칫하면 아이에게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을 겁을 주거나 때려도 된다’는 것을 가르칠 수도 있다. 그렇게 돼서는 절대 안 된다.

사회에서 가정은 개인적이고 비밀적인 공간이다. 누가 볼 수 없는 가정 내에서조차도, 설사 내가 낳은 자식이라도 강압이나 힘의 행사를 통해 남을 때리거나 억압하거나 공포감을 조성하거나 협박할 수 없다는 그런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한다. 그래야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회사에서도 폭력으로 인한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는다.
훈육은 아이가 사회의 기본 질서를 지키지 않거나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이 행동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다른 사람과 평화롭게 살아가는 데 문제가 될 것 같을 때 하는 것이다. 이때 가르쳐주는 가치는 절대 타협이나 협상을 할 수 없다. “너, 엄마가 세 번까지는 참아준다고 했어”라는 말은 있을 수가 없다. 훈육해야 하는 범주에 속하는 문제 행동은 한 번이라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동생을 세 번 때릴 때까지 봐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여기서 절대 타협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아이를 공포에 빠지게 하거나 억압하라는 말이 아니다. 욱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욱해서 아이의 문제 행동에 공격적으로 잘못 대처해놓고 “얘가 좋은 말로는 말을 안 들어서” “내가 좀 욱하잖아” 식으로 아이를 탓하거나 자기 행동을 합리화한다. 제대로 훈육을 이해하는 사람은 욱하지 않는다. 화가 났다면, 아이를 때리고 있다면, 훈육이라고 명칭만 붙였을 뿐이지 훈육이 아니다. ‘너 이리 와. 너 오늘 맛 좀 봐’ 하는 심정일 가능성이 높다. 피상적으로 훈육의 자세만 잡고 있을 뿐이지, 그냥 욱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훈육은 실패하고 만다.
 
훈육을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욱할 이유가 없다. 화낼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다. 욱했다는 것은 본인의 감정 조절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고 자신의 문제를 축소하는 것이다. 그건 결국 자기 행동에 대해 반성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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