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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다고 혈변, 복통 무시하면 큰 코… 염증성 장질환일 수도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04/16/
  • 조회수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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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염증성 장질환 명의'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영호 교수


 


염증성 장질환은 특별한 원인 없이 장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지칭한다.


한 번 생긴 염증은 호전됐다가 악화되는 걸 반복할 뿐 아예 사라지지 않는다. 염증이 심할 땐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이 아무 때나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업무나 가사 등 일상생활이 지장받는 건 물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들도 많다.


최근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젊은 환자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염증성 장질환의 증상, 치료 등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영호 교수에게 물었다.
 


-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어떤 차이가 있나?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에서 시작된 염증이 대장 쪽으로 진행하지만 소장을 침범하지는 않는다.


반면, 크론병은 소장과 대장에 비연속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간혹 염증성 장질환에 베체트병이 더해지기도 한다.


베체트병은 전신의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굉장히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인들은 장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베체트 장염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만, 치료법이 크론병을 따라가기도 하고 의료 표준이 서구가 기준이므로 엄밀히 말하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염증성 장질환을 대표적한다고 볼 수 있다.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데, 실제 임상에선 어떤가?
환자수가 최근 10년 간 2배 정도 늘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5~6만명 수준이었는데 2022년 자료에선 궤양성 대장염은 5만5000여명, 크론병은 3만여명으로 8~9만명 수준으로 확인됐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안 되기 때문에 발생률은 늘지 않아도 환자수는 누적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1차 의료기관에서 해당 질환들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진단이 안 되거나 늦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조기에 진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환자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완치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확한 발병 원인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되거나 개발되고 있는 약제들은 이미 발생한 염증을 조절하는 약제들이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치료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장에 발생한 염증이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거나 증폭된다는 것이다.


최근에서야 장내 미생물의 이상이 염증을 일으킨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데 아직 확실하다고 얘기할 순 없다.



- 서구적인 식습관이 원인이라고 언급되던데?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정제당, 설탕, 유화제가 들어간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염증성 장질환 발병률이 높았다.


또 동아시권에서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염증성 장질환 발생률이 급격히 늘기도 했다.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염증성 장질환에 잘 걸린다는 보고들도 있긴 하다.


그런데 20~30년 동안 한국인의 유전자는 변하지 않았다.


염증성 장질환 발생률이 높아졌다는 건 결국 먹는 음식들의 변화가 장내 미생물에 미친 영향이 원인일 수 있다는 뜻이다.



-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하고 병원에 방문해야 할 핵심 증상은 무엇인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주요 증상에서 차이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이 주요 증상이다.


혈변이 없으면 궤양성 대장염이 아니라는 얘기를 할 정도로 대부분의 환자가 혈변을 겪는다.


연령대가 조금 있는 환자들은 혈변을 보면 대장암을 의심하며 내원하는데 젊은 환자들은 치질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2~4주 이상 혈변을 본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크론병은 혈변보다는 복통하고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역시 젊은 환자들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넘겨짚어 병원 방문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복통하고 설사의 원인 대부분은 괴만성 대장증후군이 맞다.


다만 크론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쥐어짜는 듯한 복통이 반복되고 체중이 감소한다면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일부 크론병 환자들은 장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다.


항문에 농양이 생기는 치루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치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는다면 크론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염증이 장을 벗어나기도 하나?
장에 생긴 만성 염증이 관절, 피부 등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장외증상이라고 하는데 워낙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장의 염증이 심할 때 장외증상도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염증을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 염증성 장질환과 암과의 연관성은 어떤가?
만성 염증이 대장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건 사실이다.


과거, 즉 약제가 거의 없었을 때 궤양성 대장염을 오래 앓은 환자의 3분의 1에서 2분의 1은 대장암에 걸렸다.


그런데 약제가 많이 개발된 최근에 나온 연구 결과들을 보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대장암 발생률은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환자들에게도 치료를 잘 받고 있다면 암에 대해 지나치게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대장 내시경을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다만 염증이 소장만 침범한 크론병은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나도 내시경 검사에선 정상 소견일 수 있다.


이때는 소장 내시경을 고려한다.


최근에는 내시경 검사 전에 대변에서 염증을 찾아내는 ‘칼프로텍틴’이라는 검사법이 활용된다.


염증성 장질환 진단에 있어서 혈액검사보다 민감도가 높은데 특히 내시경이 어려운 소아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 치료 옵션에는 무엇이 있나?
염증성 장질환은 약물 치료가 원칙이다.


가장 먼저 염증을 가라 앉히는 항염증제인 메살라진(성분명 아미노살릭실산)을 사용한다.


해당 약제는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상당히 효과적인 반면, 크론병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 약으로만 증상이 조절되는 크론병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다음으로 쓰는 약이 스테로이드제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에 상당히 효과적인데 부작용이 많아 오랫동안 쓸 수 없다.


스테로이드로 증상이 호전되면 관해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쓰게 된다.


면역억제제를 썼는데도 증상이 재발하면 생물학적제제를 쓴다.
 


- 증상이 심한데 바로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면 안 되는 건가?
보험 급여 문제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중중인 궤양성 대장염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바로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외국 같은 경우는 약제 사용에 있어 의사들이 조금 더 자유롭다. 물론 생물학적제제가 매우 고가다보니 의료 재정을 관리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약제 순서를 지킬 만한 여유가 없거나 스테로이드제 및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이 너무 심한 환자들도 있어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



- 수술은 언제 고려하나?
협착이나 천공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는데 내시경 시술을 포함해 내과적 치료로 호전이 안 된다면 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한다.


대장암이나 대장암의 전구 병변이 발생해도 마찬가지다.


물론 여러 약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염증이 너무 심하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줄었다.
 



-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염증이 심해지고 약제의 효과가 감소한다.


즉, 염증이 심하지 않았을 때 사용했으면 효과적이었을 약이 소용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염증을 막지 못하면 천공, 협착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지고 수술해야 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특히 생물학적제제는 우리 몸에서 항체를 만들어 내성이 생긴다.


두 달에 한 번 주사를 맞아야 되는데 넉 달에 걸쳐 맞는 등 치료를 불규칙하게 받으면 내성으로 효과가 떨어진다.


생물학적제제는 종류도 많지 않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카드를 하나 버리는 셈이다.

 


- 염증성 장질환 치료 전략의 최신 경향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린다
과거에는 환자가 증상을 줄이는 게 치료 목적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증상이 없어도 점막 치유, 즉 내시경 소견까지 깨끗하게 만드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증상도 없고 내시경 소견까지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향후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줄고 예후도 좋아진다.



신약들은 지금도 임상 실험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불과 20년 전에 비해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진 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염증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약은 임상 연구조차 없다. 완치는 요원하다.



- 관해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식습관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들었다. 환자들이 놓치기 쉬운 것들이 있나?
놓치기 쉽다기보다는 어렵다고 말하는 게 맞다.


실제 환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부분도 식이인데 상식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대부분의 음식을 떠올렸을 때 몸에 좋은지, 나쁜지 이미 알고 있다.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 생선류는 좋고 동물성 지방, 당류, 가공 식품 등은 당연히 좋지 않다.


여기에 더해 본인이 경험했을 때 증상이 나빠지는 음식은 피하는 게 중요하다.


또 활동기나 협착이 동반됐다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괜찮은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특별히 영양제를 못 먹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별도로 필요한 영양제는 없다.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염증성 장질환은 분명 치료가 쉬운 질환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불치의 병에 걸렸다며 크게 낙담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게 용어의 문제긴 한데 고혈압도 불치병이다.


사실 우리가 앓고 있는 대부분의 병들이 불치병이다.


평생 조절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만성질환이 많은데 모두가 불치병에 걸렸다고 낙담하지는 않는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는 여러 약제들이 개발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합병증만 관리하면 평생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


의료진과 함께 지치지 말고 천천히 나아간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잘 관리해 나갔으면 좋겠다.


 



김영호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를 거쳐 1999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센터장, 성균관의대 부학장, 대한장연구학회 총무이사 등을 거쳤다.
전문분야는 염증성 장질환, 장결핵, 대장암 등으로 환자들을 보는 것만큼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 환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네이버 밴드에 질문을 올리면 당일에 답변해준다는 경험담까지 있을 정도다. 



헬스조선 오상훈 기자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earch/search_main.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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