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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섭취하면 ‘독’이 된다는 불소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7/23/
  • 조회수 : 6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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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섭취하면 ‘독’이 된다는 불소

충치 예방 효과가 높다는 불소는잘 섭취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 섭취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얼마 전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앞두고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던 불소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아기들은 보통 6~10개월 사이에 이가 나기 시작한다. 젖을 떼기도 전에 나는 이라고 해서 흔히 ‘젖니’라 부르는 치아다. 젖니에 충치가 생기는 비율은 2세의 아이들에게서 21%, 3세는 33%, 4세는 73%, 5세는 77%에 이른다. 이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다분히 높은 수치인데, 치과 전문의들은 그 원인을 “아기의 이가 이미 다 썩은 다음에 병원을 찾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달리 말해 다른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치아관리 교육이 그만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불소에 대한 낮은 인식도나 이해 수준이다.흔히 ‘충치 예방’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불소’이다. 또 ‘치약’ 하면 떠오르는 말도 ‘불소’이다. 불소가 함유된 치약이 충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고있는 상식인 까닭이다. 그러나 과연 치약에만 불소가 들어있는 것일까? 불소가 충치 예방에 좋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막상 질문을 던지면 대답할 수 있는 엄마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불소는 치약에만 들어있을까?


불소는 치약에만 들어있는 물질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원소 중 하나이다.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에도 음료수에도 불소가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해산물과 차잎에 많이 들어있고, 간혹 생수에도 들어있는 경우가 있다.최근에는 녹차에 불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충치 예방에 좋은 식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구를 맡았던 조병만 교수(부산대 치대)는 시판중인 녹차와 홍차, 우롱차 등 35종을 대상으로 불소 함유량을 조사·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0.71~1.78㎎ 정도의 불소가 들어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녹차를 하루 여섯 잔 이상 마실 경우 1㎎ 정도의 불소를 섭취할 수 있어 충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불소는 바닷물과 토양에도 넓게 분포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바닷물 속에는 약 1.2~1.4ppm 정도의 불소가, 흙 속에는 200~750ppm 정도의 불소가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밖에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에게도 미량의 불소가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뼈와 치아 발육에 유익한 원소”


옛날 어머니들은 ‘충치는 이 속에 벌레가 파고 들어가서 생기는 것이다’ ‘사탕을 많이 먹으면 무서운 충치벌레가 이를 다 갉아 먹어버린다’ 등의 말로 아이가 당분의 섭취를 줄이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사실 충치의 원인은 당분 때문이 아니다. 충치를 만드는 것은 바로 세균인데, 쌀이나 설탕, 감자 등의 당분이 입에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세균이 음식물을 부패시켜 산을 만들고, 이 산 성분이 치아를 녹이고 썩게 만드는 것이다.불소가 충치(치아우식증) 예방에 좋다는 사실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08년 미국의 치과의사 맥케이(Mckey)가 콜로라도의 온천지역 주민들 중 충치가 없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관심을 보이면서부터. 비록 당시에는 화학분석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불소를 분석하지는 못했지만 그 뒤 여러 과학자들이 그의 발견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불소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사는 어린이들에게서 충치 발생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치아는 주된 성분이 무기질이라서 산에 닿으면 녹기 마련인데, 불소가 첨가되면 치아의 내산성(산에 부식되지 않는 성질)을 높여주어서 충치가 생기지 않게 되는 까닭이다. 한편 미국 의학연구소도 불소를 ‘사람의 치아와 뼈의 정상적인 발육에 유익한 원소’라고 규정하고 있다. 


불소는 어떻게 섭취하나? 


그러나 불소를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모두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도 알맞게 먹어야 소화가 잘 되듯이 불소도 알맞게 섭취해야 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과량의 불소를 꾸준히 오랫동안 섭취했을 경우에는 치아에 얼룩이나 반점이 생기고 심할 경우엔 뼈가 상하는 ‘골격 불소증’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바르는 불소 전문가 불소 도포 불소 도포는 치과전문의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 불소제제를 치아 표면에 발라주는 것이다. 보통 4~5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서 어린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단, 불소 도포 후 적어도 30분간은 물이나 음식물을 먹지 않는 것이 좋고 6개월 정도는 정기적으로 도포를 해주어야 효과가 있다. 자신이 스스로 불소를 도포하는 것에 비해 값이 비싼 게 흠이다.자가 불소 도포 낮은 농도의 불소양치액이나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한 때 불소가 치약용기 내의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활성을 잃기 때문에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침에서 활성화되는 불화물이 치약에 사용되면서 가장 간편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포방법이 되었다. 요즘 판매되고 있는 치약들 중 대부분이 불소를 포함하고 있다. 충치 예방 효과는 30% 정도.  


먹는 불소 불소 정제 유아기와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이 시기에만 집중적으로 먹는 방법으로, 수년 동안 불소정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외국에서는 먹기 쉽도록 불소를 우유에 첨가하기도 한다.불소 섞은 수돗물 수도꼭지만 있으면 가장 저렴하게 불소를 복용할 수 있는 방법. 세계보건기구(WHO)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가장 경제적인 치아우식증 예방법’이라고 보고한다. 또한 수돗물 불소화로 60% 정도의 치아우식증 예방 효과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이에 발맞추어 지난 1999년 미국 치과의사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돗물 불소화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을 선두로 호주, 뉴질랜드, 싱가폴, 홍콩 등 약 60여 개국에 이른다. 이밖에도 상수도 보급률이 낮은 나라 중 36개국이 소금에 불소를 첨가하는 식염 불소화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돗물 불소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에서의 불소 첨가량은 0.8ppm.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처럼 연 평균 하루 최고 기온이 14.7~17.6℃사이인 지역에서의 수돗물 불소량을 1ppm으로 투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불소는 끓이면 농도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고, 우리 민족이 평소 물을 잘 끓여 먹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기준치 이하인 0.8ppm을 투여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불소화가 추진중에 있지만, 그 안전성을 놓고 찬반론이 만만치 않아 지방자치단체별로도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수돗물 불소화에 대한 뜨거운 논쟁


우리나라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80년대 초 진해와 청주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94년 과천에서 불소화를 추진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후 95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구강질환의 예방과 구강 건강의 증진을 위하여 수돗물에 대한 불소화 사업을 실시한다’는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공포되면서 포항이나 남양주, 영월, 옥천 등의 중소도시로까지 급속하게 확산되었다.그러나 수돗물 불소화 계획은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의 실시를 앞두고 각 지역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반대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즉, ‘국민건강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건시연)’ 등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찬성하는 입장과 이를 반대하는 ‘수돗물 불소화 반대 국민연대’의 입장이 서로 달라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그 결과 불소화 정책이 확정 단계에 있던 지역들 중 상당수가 현재 그 시행안을 보류한 상태이다. 대전에서는 불소화 사업을 시행한 지 1년여만에 여러 논란을 거쳐 중단된 상태이며, 서울도 현재 무기한 보류 상태이다. 반면 과천의 경우처럼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시에 요청을 해서 수돗물 불소화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인도주의인가, 국민 건강의 위협인가


불소화 논쟁의 쟁점이 되는 부분은 바로 ‘불소의 안전성’에 관한 문제이다. 국민의 건강 증진을 도모한다는 출발점은 같지만, 양측의 입장은 많은 점에서 상반된다.건시연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수돗물 불소화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충치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인도주의적인 사업’일 뿐만 아니라, 과거에 비해 ‘치과의사들의 수나 치약의 사용빈도가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선진 외국에 비해 충치 발생률이 높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치아 건강관리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라는 입장이다.이에 반해 수돗물 불소화 반대 국민연대는 “불소가 13세 이하의 어린이 충치 예방에 좋을지는 모르지만 부작용으로 영구치가 누렇게 되거나 검게 얼룩이 지는 치아불소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할 경우엔 암이나 중추신경계장애, 지능발달저하 등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수돗물 불소화가 불과 수십 년 전에 시작되었을 뿐인데 그 안전성을 벌써부터 확신하는 것은 위험한 일 아니냐”며 “자연에 인위적으로 불소화합물을 첨가해 환경을 거스르면서까지 불소화를 추진할 필요는 없다”라고 주장한다.수돗물 불소화에 관한 논쟁은 앞으로 얼마간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불소의 안전성에 대한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데다, 불소화를 인정하느냐 반대하느냐에 관한 논쟁은 곧 국민 건강은 물론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불소화를 반대하는 입장의 주장처럼 불소가 체내에서 농축된다면 먹이사슬의 제일 윗 단계에 있는 사람은 섭취량이 아무리 적어도 위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찌됐든 결론은 빨리 내려져야 할 것이다. 이미 경기도 과천, 울산, 영월, 여수 등 20여 개 도시에서 수백만 명이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불소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개인의 인권이 무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소화의 긍정성이 입증된 다음 비로소 ‘수돗물 불소화’가 실시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불소 보충,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미국 치과의사회의 ‘음용수내 불소농도에 따른 불소보충제 복용 기준’에 따르면 식수의 불소 함량이 3ppm 이하인 지역이라도 6개월 미만의 아기에게 따로 불소 보충제를 처방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한다. 아직 이도 나지 않은 아기에겐 불소 보충제를 먹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생후 6개월 이후부터 3년까지는 하루에 0.25㎎의 불소 보충제를 먹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하천수의 대부분은 불소함유량이 0.1ppm 이하. 미국 치과의사회의 권고안에 따른다면 6개월 이후의 아이들에겐 불소 보충제를 처방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그런데 어린이 치과전문의 이재천 원장은 “생후 24개월 미만의 아기라면 불소를 특별히 처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또 아이에게 생수를 먹인다면 생수 속의 불소 농도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직 면역기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아기의 이는 불소보다 그냥 물만 묻혀 닦아주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그러나 월령이 비교적 낮은 아이라 할지라도 불소가 필요할 때가 있다고도 지적한다. 아이들마다 치아의 상태가 다를 뿐 아니라 특히 선천적으로 치아가 약한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치아도 빨리 썩는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의 이가 다 썩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서 치아 건강 검진을 받고, 경우에 따라 적절히 불소를 보충해주는 것이 현명하다.   


수돗물 불소화에 관한 논쟁은 앞으로 얼마간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불소의 안전성에 대한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데다 국민 건강은 물론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출처 - 앙쥬 05월호
에디터 / 조재현 기자취재에 도움 주신 분들/ 이재천(어린이치과 원장), 한살림, 녹색평론,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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