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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까꿍놀이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8/01/29/
  • 조회수 :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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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와 연이의 행복한 하루 - 엄마와 함께 하는 탐색과 놀이


▪ 첫 번째 놀이 - 까꿍과 숨바꼭질

"안녕하세요. 애기가 둘인가 봐요. 저희랑 비슷할 거 같은데..." 말을 걸어온 엄마 역시 애기둘을 데리고 실내 놀이터에 왔다. "어머, 저희 아이랑 개월이 똑같네요. 둘 다 어디 안보내세요? 저도 집에서 보고 있는데... 요즘 이런 분 만나기 힘들던데..."하며 처음 만난 아이 엄마가 수줍게 말을 건넸다.

이상하게도 요즘엔 아이 둘을 집에서 키운다 하면 신기한 눈길로 보거나 대단하다는 대답을 듣곤 한다. 난 그냥 해야 할 일이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고 있는데 남들 시선은 그렇지만은 않다. 언젠가부터 집에서 아이 둘을 기르는 것이 유별난 세상이 돼버렸다.

나에게 쉬운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힘든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그 양육의 고된 무게를 줄여주고 싶어졌고 아이가 놀이를 하면서 얼마나 행복해하는지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 칼럼을 시작하게 됐다.

칼럼은 주로 아이 둘의 놀이 과정(36개월 정도까지)을 담을 예정인데 가급적 상업적인 놀이감은 배제하고 재활용품이나 비구조적인 재료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로 놀이하는 과정을 담고자 한다. 또한 일회성 놀이가 아닌 확장된 놀이 과정을 모두 담아서 놀이가 어떻게 연계가 되는지도 보여주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시작을 까꿍과 숨기기놀이로 꼽았다.

잼잼, 곤지곤지, 짝짜꿍, 까꿍.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빠뜨리지 않고 해줬던 놀이가 바로 앞의 네 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신체를 이용한 놀이는 아기를 안거나 마주앉아 눈 맞춤하며 하기 때문에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소근육 발달과 인지 발달의 기초가 된다. 그 중에서도 까꿍놀이는 숨기기놀이와도 연계될 수 있어서 놀이를 확장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까꿍놀이

돌 된 둘째는 엄마 아빠가 앉아 있기만 하면 등 뒤에 와서 까꿍을 한다. 10개월 반쯤 걷기 시작하면서 까꿍의 횟수가 부쩍 늘었다. 그 전에는 주로 베란다까지 기어가서 문을 잡고 서서 했는데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난 후 부터는 엄마, 아빠 등에 가서 한다.

특히, 온 가족이 둘러앉는 아침식사 시간에 절정을 이룬다. 식탁이 아닌 동그란 상에 엄마, 아빠가 마주 보고 식사하기 때문에 까꿍을 하기에도 아주 좋은 구조다. 아침에만 보는 아빠를 위한 사랑의 메시지인지 유독 아빠 뒤에 가서 까꿍을 연신 해댄다.

대부분 아빠의 얼굴을 보지만 간혹 엄마에게도 그 미소를 보여준다. 그 덕에 밥 맛 없는 아침식사가 맛있어 지기도 하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 얼마나 까꿍을 열심히 했는지 연이는 엄마 다음으로 까꿍이라는 단어를 '○궁'하며 제일 먼저 말했다.

첫 까꿍놀이는 속싸개나 손수건으로부터 시작했다. 첫째 때는 주로 "윤이 없다. 여깄네" 하며 까꿍놀이를 즐겼다. 머리만 조금 흔들면 흘러내릴 수 있도록 손수건이나 속싸개로 얼굴을 덮었는데 엄마 얼굴이 보일 때마다 크게 입 벌리고 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둘째는 기기 시작하면서 부터 베란다 문을 이용한 까꿍놀이를 즐겨 했다. 저 멀리 앉아 있는 엄마를 향해 까꿍을 하기도 했지만 오빠와 문에 마주 서서 하는 까꿍놀이에는 소리를 지르며 크게 웃곤 했다.


◇ 엄마, 아빠가 사물 숨기고 아이가 찾기

윤이가 두 돌 무렵, 애들 아빠가 선물이라며 호두알 두 개를 건네줬다. 전날 모임 때문에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주인집에서 임신한 아내 선물로 갖다 주라고 특별히 줬다면서... 살을 붙여서 말했겠지만 따그닥 따그닥 호두 두 알을 조물락 거리며 나는 소리는 윤이에게 큰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렇게 불러 일으킨 호기심은 아빠의 호두알 숨기기 매력에 푹 빠지게 했다. "슈우우웅~ 호두가 어디로 갔지? 윤이 입에 있나? 귀에 있나? 배꼽에 있나?" 호두를 잡은 아빠의 손은 윤이의 온몸 구석구석을 날아다니며 숨을 곳을 찾아다녔다.

아빠는 사실 호두를 아빠 뒤에 놓아둔 채 마치 윤이의 몸 어딘가로 숨겨진 듯 연기를 했다. 그리고는 귀에서 나오는 것처럼 호두를 갖다 대고는 "어, 귀에 숨었었네"라고 말했다. 윤이는 자기 몸 곳곳에서 숨겨졌다 나오는 호두를 찾으며 연신 웃느라 정신이 없었고, 귀에 있는지 입에 들어갔는지 배꼽에 있는지 만져보고 벌려보고 들춰보며 찾느라 바빴다.

첫 숨기기는 아이의 몸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가장 친근하고 익숙한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아이도 새로운 놀이에 더 재미있어하고 아이가 모방도 쉽게 한다. 아이의 몸에 직접 숨길 수도 있고(부드러운 물건으로 숨기기) 숨기는 것처럼 하는 놀이도 좋다.

그러다가 차츰 아이에게 익숙한 물건이나 장소로 확장해 놀이하면 된다. 윤이의 경우 색종이로 계란을 만들어 아빠에게 저글링을 많이 졸랐었는데 그러면서 숨기기놀이도 함께 했다. 아빠 몸 이 곳 저 곳에 종이 계란을 넣어 두고 온 몸을 뒤지며 찾았고 찾고 난 후에는 몇 개인지 같이 세어 보아 아빠 몸에 남았는지도 확인했다.

자기 몸, 아빠나 엄마 몸에서 물건을 찾는 것에 익숙해지면 집안 곳곳에 물건을 숨길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처음에는 아이의 근처에서부터 시작해 반경을 넓혀가야 한다. 가끔 못 찾을 땐 찾을 수 있는 힌트도 줘야 한다. 숨기는 물건으로는 큰 공, 인형 등 큰 것에서 시작해서 작은 공이나 작은 블록 등 작은 물건으로 바꿔간다.

주로 처음엔 아이가 주로 사용하고 노는 장소에 있는 이불이나 쿠션, 책꽂이, 방석 아래에 숨기고 점점 아기에게 덜 익숙한 물건에 숨기면서 집안 물건의 위치나 이름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면 좋다.


◇ 아이가 사물 숨기고 엄마, 아빠에게 찾게 하기

엄마, 아빠가 숨기고 아이가 찾는 놀이에 익숙해지면 아이는 자기 몸을 숨기고 싶어 한다. 이 때 커튼은 아이가 스스로 몸을 숨기고 보이게 할 수 있는 좋은 소재이다. 그리고 자기 몸 숨기기와 더불어 물건들을 스스로 숨기고 엄마, 아빠에게 찾도록 시키는 놀이로 확장하게 된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가 사용했던 물건이나 장소를 그대로 모방하지만 좀 더 정교해지면 자기가 갖고 놀던 물건들을 새로운 장소에 숨기기 시작한다. 또한 숨기기놀이로 시작해 찾는 것으로 끝내다가 점점 블록놀이나 인형놀이를 하다가도 숨기기놀이를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처음 숨길 때는 다 보이는 곳에 숨기지만 부모는 못 찾는 척하며 흥미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 스스로 숨기고 찾으며 놀이 하기

어느 날 윤이는 숨기고 찾는 놀이를 창안해 냈다. 의자 위에 토끼베개를 놓고 아래로 떨어뜨린 후 "어딨지?" 하는 손짓을 했다. 엄마가 "어, 토끼베개 어딨지? 입에 숨었나? 발에 숨었나?" 하고 말하자 입 속에 있는지 입을 크게 벌려 확인하고, 발에 있는지 발을 들어 보고는 우스꽝스러운 발걸음과 소리를 내며 토끼베개에게 걸어가 뒤집어 놓았다. 윤이는 숨기기놀이에 익숙해지자 이제 스스로 숨기기놀이를 만들어 내어 상상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 숨바꼭질 하기

이제 숨기고 찾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규칙이 있는 숨바꼭질을 할 수 있게 된다. 윤이는 외사촌 형들이 만나면 숨바꼭질하고 노는 것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그 규칙을 쉽게 익혔다. 형들이 냉장고 앞에서 숫자를 세었기 때문에 윤이도 처음엔 냉장고에 뒤돌아서서 숫자를 세었다. 형들이 놀이에 끼워주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따라 다니면서 웃을 때 같이 웃던 순진한 모습이 떠오른다.



- 칼럼 : 덕성여대 유아교육과 및 교육대학원, 前 유치원 교사 황유순
- 출처 : 베이비뉴스 | http://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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