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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물어뜯는 아이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5/02/
  • 조회수 : 731
[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74>불안감-무료함의 표현… 혼내는 대신 놀아줘야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이 정말 많다. 초등생은 3명 중 1명이 그럴 정도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어느 일정한 시기에 한 번쯤은 경험해 보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 습관은 코 후비는 것과는 다르게 어른이 돼서도 지속되기도 한다. 더 이상 흥미가 없어지거나 친구 및 주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나 놀림으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왜 손톱이나 손톱 옆의 살을 물어뜯을까. 뭔가 걱정이 있거나 불안할 때, 호기심 때문에, 지루하고 심심해서,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그냥 단순한 습관으로 그럴 수 있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의 손톱 물어뜯는 행동 자체를 문제화해 사사건건 그 행동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지 말아야 한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는 무의식적일 때가 많다. 아이가 손톱 물어뜯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그동안 얼마나 참아줬는지를 강조하는 것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그 상처는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문제나 손해 보는 것, 친구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게 되는 것보다도 훨씬 클 수 있다. 오히려 손톱을 물어뜯는 것을 목격하는 바로 그 순간 압박감을 주거나 혼내는 대신 장난감을 가지고 아이와 놀아 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을까. 기본적으로 손을 바쁘게 해야 한다. 아이들은 무료할 때 손톱을 물어뜯는 경우가 특히 많다. 이럴 경우 말랑말랑한 고무공 같은 것을 쥐여주거나 뭔가를 잡고 있게 하면 손톱 물어뜯는 행동을 좀 줄일 수 있다.

또 물어뜯을 손톱이 없도록 손톱을 자주 짧게 깎아 주고, 손톱 끝을 매끈하게 정리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톱 겉면이 까칠까칠하면 그것을 부드럽게 하려고 또 물어뜯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을 항상 잘 씻겨 주어야 한다. 어른들 모임에 아이를 데려갔을 때 심심해진 아이가 자기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기도 한다. 이런 때를 대비해 손을 움직일 수 있는 활동 등을 준비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부모는 손톱과 손가락 끝에 쓴맛이 나는 약이나 매니큐어 같은 것을 발라 주기도 한다. 이것은 좀 조심해야 한다. 초등학교 정도 다니는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기 습관을 강력하게 고치고 싶어 한다면 괜찮다. 쓴맛이 나면 이러한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동기를 다시 기억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해 오히려 반발심만 생길 수 있다.
 
아이의 손톱 물어뜯는 행위를 정말로 참기 어렵다면 차라리 보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좀 큰 아이들은 스스로 그 습관을 고치고 싶어 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그 습관 때문에 괴로운 아이의 마음을 잘 위로해주고 반드시 고칠 수 있다는 확신과 용기를 주어야 한다. 그 다음, 아이와 함께 이 습관을 어떻게 없앨지 이야기한다. 언제 손톱을 물어뜯는지, 어느 장소에서 주로 그러는지 등에 대해 살펴보고 아이에게 손톱을 물어뜯고 싶을 때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들도 알려준다. 손톱을 물어뜯고 싶을 때 길게 큰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는 것, 주먹을 꽉 쥐었다가 펴는 것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손톱 끌이 붙어 있는 손톱깎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손톱을 물어뜯고 싶을 때마다 손톱 끌로 손톱을 정리하는 것도 좋다. 아이하고만 통하는 비밀스러운 약속을 하나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다른 사람들과 있는 자리에서 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을 때 아이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는 식으로 신호를 보내 아이를 일깨워주기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심각할 정도로 손톱을 물어뜯거나 눈썹을 뽑는 것, 이를 가는 것과 같이 다른 습관적인 행동들을 같이 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마음속에 스스로 처리하지 못할 만큼 큰 불안이 있다는 암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출처 : 동아일보 칼럼 [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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