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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무는 행동, 그 마음부터 읽어야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3/23/
  • 조회수 : 147
종종 아이가 친구를 물어서 걱정이라는 부모들이 있다. 돌 전 아이들은 유치가 나올 때 깨무는 행동을 자주 한다. 아이는 세 돌 전까지 자신이 다른 사람을 물었을 때, 그 사람이 아프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나이 때의 아이들보다 더 자주 무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무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아직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고 다루는 방법을 몰라서 좌절감, 분노, 흥분을 느낄 때 깨무는 행동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깨물기도 하고, 아주 흥분했을 때나 과한 자극을 받았을 때 물기도 한다. 자신의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해 물기도 한다. 다른 아이가 자기를 때리거나 물었을 때, 자기도 물어버린다. 싸우는 도중 물기도 한다. 특히 구석에 몰렸거나 누군가 자신을 다치게 할 것 같을 때 물어 버린다. 일종의 자기방어인 것이다.

물론 공격성의 표현으로 물기도 한다. 생활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을 때 아이들은 마음이 불편해진다.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무는 행동이 생기기도 한다. 동생이 태어났을 때, 이사를 했을 때, 새 학년이 됐을 때 등이 그런 때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으려고, 떠보는 수단으로 물기도 한다. 성장 발달해 가는 과정에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물기도 한다.
 
 
아이의 깨무는 행동에 잘 대처하려면 무엇보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나는 아이의 무는 행동으로 찾아온 부모에게 일주일간 아이의 뒤를 따라다녀 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 무는 행동을 하는지를 알고 있으면, 무는 행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놀다가 누군가 잡아당기거나 뭔가 잡아챌 때 아이가 물 수 있다.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뭔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때 그럴 수 있다. 유치원에 새로운 아이가 왔을 때도 그럴 수 있다.

아이의 무는 행동을 막으려면, 옆에서 잘 지켜보면서 그때그때 개입해야 한다. 아이가 친구를 물려고 하면 그 즉시 “물지 마라. 안 되는 거야. 다른 사람이 다쳐”라고 말해준다. 각각의 상황별로 깨물지 않고도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아이가 자신을 잘 조절하여 깨무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 즉시 칭찬도 해준다. 그런데 아이를 잘 관찰하다 보면, 아마 아이가 물기 전에 하는 행동을 발견할 수도 있다. 운다든지, 소리를 지른다든지, 발을 동동 구른다든지 등등.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한 후에 문다는 것을 알면, 미리 개입해 무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아이가 친구를 무는 것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아이를 떼어놓는 것이 가장 먼저다. 두 아이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어 다시 물지 않게 한다. 주의할 점은 이때 화내지 말고 차분하게 아이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난하거나 벌을 주는 것은 문제행동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 아이와 물린 아이 모두 다 괜찮은지를 확인한다. 일단 물린 부위를 잘 확인해 보고,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살핀다. 문 아이 역시 다친 곳이 없는지 묻고 살핀다. 그리고 문 아이에게 뭔가 마음이 괴롭고 화가 나고 불편할 때에는 부모나 선생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강조해서 알려 준다.

아이가 다시 물려고 들 수도 있다. 이때도 재빠르고 차분하게 아이를 중단시켜야 한다. 그러고는 “안 돼. 그렇게 하지 마라” 또는 “그렇게 무는 것은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해 아이를 잠깐 잡으면서 아주 부드럽게, 그렇지만 분명하게 말해준다.

아이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설교나 설득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까 그 행동은 안 되는 거라고 짧게 이야기하고, 깨물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주위에 있는 물건들, 탁자라든가 장난감, 컵, 연필, 의자 같은 것들의 이름을 대도록 한 뒤 그중에서 깨물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하게 한다. 아이들은 가끔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것을 깨물어도 된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자동차나 신발을 깨물어도 된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그럴 때 부모가 아주 흥미 있어 하며 “정말 그런 것을 깨문단 말이야? 상상해 보렴”이라고 하면서 아이와 같이 웃어도 준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서 깨물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아이가 자신을 충분히 조절해서 무는 행동을 안 하게 되기까지는, 부모가 정말 수십 번 가르쳐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한두 번 최선을 다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그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출처 : 동아일보 [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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